2010. 8. 21. 00:42

세컨드라이프, 그리고 한국 가상세계 플랫폼에 대한 단상



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서 완전 철수 하였다. 2009년 말 ‘바른손게임즈’ 는 세컨드라이프를 만든 회사인 ‘린든랩’ 과의 재계약은 하지 않지만, 한국인 커뮤니티인 ‘세라코리아 ’는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그마저도 최근 사라졌다. 세컨드라이프는 사용자 참여형 오픈 소스 방식 이므로 하나의 기업이 ‘세라코리아’ 를 유지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구지 철수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내에서의 가상세계의 위상이 바닥임을 잘 나타내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선진국들은 다 되는데 한국에서만 안 먹히는 3D 가상세계 플랫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국에서 가상세계 플랫폼이 정착할 수 있을까? 그에 앞서 먼저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대표 3D 가상세계 플랫폼인 세컨드라이프에 대해 알아보자.

                                    <세계 최대의 3D 가상세계 플랫폼, 세컨드라이프>

세컨드라이프?

2003년, 단 16대의 서버와 단 1,000명의 사용자들만으로 3D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가 탄생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세컨드라이프는 3,000대 이상의 서버로 운영되고 있으며 등록 사용자는 1,8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곳은 머릿속으로 상상한 것을 픽셀을 이용해서 현실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쉽게 말해 가장 풍부하고 만족스럽게 자신을 표현 할 수 있는 장소이다. 세컨드라이프에서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바꾸고 싶다면 이를 실현시키는 능력은 사용자의 손에 달려있다. 세컨드라이프는 운영자가 아닌 사용자에 의해 창조되는 세계, 현실세계와 가장 가까운 가상세계 플랫폼이다.

실제로 수많은 사용자들이 이 새롭고도 멋진 세계를 창조해왔다. 그들은 매일 집, 자동차, 옷 등 기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사물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발생시키는 경제 규모는 아프리카의 한 나라인 가나의 GDP를 훌쩍 넘길 정도이다. 이러한 경제 활동은 린든랩에서 만든 것을 사기 위해 지출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서로 상품을 만들고 거래를 한 결과이다. 바로 이러한 점이 오픈 소스 방식인 세컨드라이프의 매력이다. 린든랩에서 제공한건 단지 플랫폼 뿐, 사실상 비어있는 세상에 불과하다. 마치 태초의 지구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 있던 것처럼 말이다. 세컨드라이프에 존재하는 많은 사용자들은 가상세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었다. 세컨드라이프는 또 하나의 세상이며, 그 이유는 사용자들이 그 세상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세컨드라이프의 창시자 이자 린든랩의 CEO인 필립 로즈데일은 인상적인 말을 했다. “I‘m not building a game. I'm building a new country" - "나는 게임을 만든 것이 아니다. 새로운 나라를 건설했다”

또 다른 현실 세계 ‘세컨드라이프’ 어디까지 가능한가?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역시 ‘돈’ 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만큼 현실 세계를 잘 표현하는 물질도 없다. 세컨드라이프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일단 돈이 있어야 성립되는 얘기일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가상의 부가 현실세계의 부로 전환되는 현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내 주변에도 가상세계 활동을 통해 현실세계에서 필요한 소득을 충분히 올리는 이들을 몇몇 본적 있다. 다수의 사용자가 세컨드라이프를 시작할 때 활동을 통하여 어느 정도의 소득을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에게 희망과 높은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가상세계인 세컨드라이프에서 정말 돈을 벌 수 있는 것일까? 당연하다. 물론 필요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전제가 포함되어야 한다.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부자가 되려면 실제와 비슷한 노력, 기술 그리고 운이 필요하다. 세컨드라이프에서 번 돈은 실제 세계로 환전이 가능하며, 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세컨드라이프에서도 경제활동을 위한 여러 가지 직업들이 존재한다. 보안 요원, 모델, DJ, 뮤지션, 의상디자이너, 웹마스터, 스크립터, 애니메이터, 부동산 개발업자/투자자, 통화 트레이더, CEO 등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직업들이 존재한다. 대다수 세컨드라이프 사용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한 가지 직업에만 매달리지 말고 여러 직업을 시도해 보면서 특성을 파악 하는 것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안정적인 주요 소득원을 확보한 후에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부수입을 올린다. 또한 성공한 비즈니스 경영자 대부분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창업은 정말 쉽지만 계속적인 수익을 내기는 결코 쉽지 않다. 가상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것은 그 자체로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이다. 꼭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즐거움이 우선시 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상세계에서도 부동산은 안전한 장기 투자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컨드라이프의 부동산 업계에서 두드러지기 위해서는 막대한 선행투자가 필요하다. 여기서도 토지 입지의 중요성은 엄청나다. 해변가의 토지가 특히 비싸며, 그 뒤를 공공 도로에 인접해 있어 접근이 용이한 구역이 따르고 있다. 땅을 기본으로 하는 세계이므로 당연히 토지 임대 사업은 용이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세컨드라이프가 급속도로 확장된 이유는 Gamble, SEX 같은 사행성 사업의 영향이 컸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현실에서도 도박, SEX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지만, 남의 직접적인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가상세계의 특징 상 더욱더 각광받아왔다. 지금도 도박, 섹스 사업은 세컨드라이프 내의 경제 활동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여전히 가장 돈이 잘 되는 사업들 중 하나이다. 각종 윤리적인 문제가 수반되지만,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현상이며, 책임 또한 그들에게 상당수 있다고 봐야 한다. 법적인 규제가 쉽지 않다는 점이 현실세계와 다른 가장 큰 한계점 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세컨드라이프가 더 발전하려면 가상세계 법 쪽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미국에 영향력 있는 언론사에서는 가장 전망 있는 직업으로 가상세계 변호사를 꼽은 적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한계점도 있지만, 경제활동이 활성화를 이루어낸 세컨드라이프는 분명 3D 가상세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널리 표현하였다. 그리고 지금도 더 현실적인 세계로 발전되고 있다. 그렇다면 흔히 인터넷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은 왜 세컨드라이프를 비롯한 가상세계 플랫폼 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까?


한국에서 세컨드라이프를 비롯한 가상세계 플랫폼이 실패하는 이유

한국은 MMORPG 온라인 게임 강국이다. 리니지, 아이온, 카발 온라인 등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게임들은 지금도 많은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고, 또한 다양한 후발업체들이 꾸준히 시장진입을 노리고 있을 정도로 큰 시장이다. 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정도는 3D MMORPG 게임을 겪어봤을 정도로 대중화 되어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3D에 아바타만 나와도 MMORPG 게임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세컨드라이프를 1년 가까이 해왔지만 처음엔 게임이라는 느낌이 분명히 강했다. 가상세계는 세컨드라이프 같은 생활형 가상세계와 리니지,WOW 같은 게임형 가상세계로 확연히 구분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그런 것을 알 리가 없다. 게임에서 정해진 틀에 따라 규칙을 벗어나지 않고 갇혀진 세계관에서 지내는 가상세계에 한국 사람들은 익숙해져 있다. 오픈 소스 방식으로 무한한 자유도를 제공하는 세컨드라이프는 한국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 MMORPG 처럼 지침서가 있지 않기 때문에 뭘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때문에 많은 한국 유저들이 세컨드라이프에 관심을 보였다가 대부분 금방 그만두었다. 한국 IT 산업의 동력체로 평가 받았던 온라인 게임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메타버스-가상세계의 진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3D 플랫폼은 무조건 게임으로 인식 되는 사회, 한국 가상세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 인식을 바꾸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깔끔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한국형 가상세계 플랫폼 C2TOWN>

한국형 가상세계 C2TOWN, 그러나..

한국 정부 또한 국내 가상세계 인프라의 부족함을 깨닫고 한국형 가상세계 개발에 돌입하였다. 기업에게 국가 지원금을 주고 만들어낸 가상세계가 바로 C2TOWN이다. 세컨드라이프 보다 한국인 정서에 맞는 깔끔한 그래픽, 비교적 쉬운 인터페이스, 자신만의 가상세계 공간을 블로그에 연동시킬 수 있는 놀라운 서비스 등은 한국형 가상세계의 진정한 시작을 알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C2TOWN은 그래픽 작업에만 신경 쓰느라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친 듯하다. MMORPG와 비교하여 실제형 가상세계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차별화는 사용자가 만들어가는 시스템, 즉 오픈 소스 방식이라는 점이다. 만약 실제형 가상세계가 오픈 소스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 거대한 서비스는 단지 네이트온 같은 메신저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세컨드라이프의 성공은 게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유저가 C2TOWN에 들어가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끽해야 다른 유저와 대화하고, 자신의 방을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한 된 아이템으로 꾸미고, 제한 된 옷을 아바타에 입히는 게 전부다. 이러한 즐거움은 네이트온이나 싸이월드에서도 실컷 즐길 수 있다. 대체 누가 구태여 접속과 설치까지 해가면서 들어올 것인가? 또 다른 현실로 불리는 가상세계는 현실처럼 사용자가 이뤄내야만 의미가 있다. 그러한 활동들에서 경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며 그것이 진정한 가상세계의 즐거움이다. C2TOWN이 국내에서 성공하려면 당장 소스를 개방하고, 가상세계의 주체를 사용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점들이 아무리 돋보여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이대로 유지한다면 실패도 실패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더더욱 실제형 가상세계는 시시하고 재미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 시킬 수밖에 없다. 한국의 메타버스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국책 산업이 오히려 그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답답한 노릇이다.

실제형 가상세계 플랫폼이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위에서도 말했지만 한국에 가상세계 플랫폼이 정착하려면 2가지를 이루어야 한다. 먼저 인식의 전환이다. 국가차원으로 SNS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가상세계에는 게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 국내의 많은 사람들은 사행성이 높아 사용자에게 재미를 주는 게임과 비교하면서 콧방귀를 칠 것이다. 하지만 일반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다양한 경제 활동으로 합법적인 수익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 애기가 달라질 것이다. 실제형 가상세계의 경제성과 수익모델들 제시해주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게임과 실제형 가상세계의 차이를 알게 될 것이고, 또한 많은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누구나 돈을 벌고 싶은 욕구와 현실세계에서 이루지 못한 꿈들을 펼치고 싶은 욕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알리기 위해선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오픈 소스 방식의 3D 가상세계는 필수적이며, 기존의 메타버스들의 문제점 및 단점들을 보완하여 더 완벽한 3D 가상세계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이 세계는 앞으로 무궁무진하다. 국가에서 이쪽 산업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는 깨달았다고 본다. 그렇기에 C2TOWN이라는 가상세계 개발에 착수했다고 본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고, 열린 가상세계를 만들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충분히 메타버스 강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 보급률 1위라는 최상의 환경은 이를 뒷받침 한다. 앞으로 가상세계의 발전 없이는 대한민국의 IT의 발전도 없다고 본다.

Reference

(1) 세컨드 라이프 공식 가이드(2007), 마이클 리마제스키 저, 3MECCA.COM(쓰리메카닷컴).
(2) "세컨드라이프의 한국인 커뮤니티 '세라코리아' 계속된다", <디스이즈게임닷컴>, 2009년 11월 17일,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311988&category=101>, (2010, 5, 19).

 

Q&A

1. 현재 세계 최대의 가상세계 플랫폼은 린든랩의 세컨드라이프 이다. 언제까지 독보적인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보는가?

린든랩의 역량에 따른 문제라고 본다. 글에서도 말했듯이 최근 세컨드라이프 내에서는 소유권이나 저작권, 성인물 등에 따른 법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들이 사행성 사업을 비롯한 몇 개에 집중된다는 점도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와의 괴리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면 세컨드라이프 서비스는 계속하여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한 다른 가상세계 플랫폼에 자리를 내 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간단한 이치이므로 설명은 하지 않겠다.

2. 한국형 가상세계 플랫폼이 정착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Virtual Reality 는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고 부가치적 산업이다. 다양한 경제활동과 비즈니스 모델들이 이 세계에서 이뤄질 것이며,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나 많은 기업들이 이쪽 산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본문에서 설명한 개인의 동기 부여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메타버스 산업은 또 다른 기회이다. 가상세계 내에서 경제활동을 장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홍보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이 자유롭게 열릴 것이다. 실제로 지금 세계적으로 많은 유수의 기업이나 단체들(IBM, GUCCI, 하버드대)이 세컨드라이프 내에 진출해 있다. 실제에서 이루어 낸 것을 모두 다시 이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이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세계, 그 곳이 바로 가상세계이다.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보급 된 이상 발전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3. 필자는 국내에서 C2TOWN이 오픈 소스 방식으로 전환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C2TOWN 이라는 가상세계는 세컨드라이프와 비교하여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세컨드라이프는 게임처럼 별도의 클라이언트가 필요하지만, C2TOWN은 접근성 향상을 위해 바로 웹브라우져에서 구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보다 한국인 정서에 맞는 맑은 그래픽을 구현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한다. 또한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지만 인터페이스도 쉬운 편이다. 거기에 블로그와 연동이 가능해 SNS의 Network Effect도 극대화 할 수 있다. 진정한 실제형 가상세계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계이다. 아무리 이러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어도 사용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계가 아니면 경제관도 없고 동기부여도 없고 성취감도 없다. 그냥 그래픽 좋은 3D 공간일 뿐이다. 이러한 점을 C2TOWN 개발업체에서 설마 모를 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 하여 보다 실제형 가상세계 다운 C2TOWN의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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